2018/08/24 21:58

[간단감상] 드 불가리 엘로쿠엔타 (De Vulgari Eloquentia, 2010) [ 간단 감상 ]

박스 커버를 보자마자 홀딱 반했습니다. 완벽한 제 취향의 아트웍. 그리고 게임 보드를 보면서 머리 속이 하예지더군요. 빨리 해 보고 싶은 생각밖에 안 들었습니다. 어떻게 어떻게 시간을 내서 2인 플레이를 해 보게 되었습니다. 2-5인 게임이라 4인은 되어야 제대로 된 감상을 느낄 것 같아 아쉽긴 하지만 특유의 재미가 있어 좋았습니다.

이 게임은 중세 말기 이탈리아에서 혼용되던 각 지역의 방언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상인으로 시작하여 여러 지방을 돌아다니며 필사본을 구하면서 자료를 구비해 방언 통합에 일조하며 명성을 얻어가는 게임입니다. 테마만 들어봐도 뭔가 솔깃하지 않나요? ^^;
물론 드 불가리 엘로쿠엔타 보드게임은 전형적인 유료 게임으로 테마는 거들 뿐이고 철저하게 시스템을 확인하고 치밀하게 계획해 한 턴 한 턴을 플레이 해야 하는 게임입니다.

참고로 이 게임의 제목인 라틴어 'De Vulgari Eloquentia'는 '토착어에 대하여'라는 뜻으로 이탈리아의 유명한 시인 '단테'가 저술한 책 제목이기도 합니다. 내용은 위에 기술한 내용과 비슷하게 이탈리아의 여러 토착어를 통일해야 하는 이유가 나와있다 합니다.

게임 세팅 상황입니다. 오른쪽의 타일들은 필사본 타일입니다. 게임에서 가장 큰 비중으로 승점을 얻을 수 있는 구성물입니다. 그러나 얻을 수 있는 승점이 1-4점까지이기 때문에 하나를 획득한다고 큰 점수를 얻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지식의 단계가 있어 지식수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단계 이상의 필사본을 구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필사본 타일은 지역과 동일한 색을 가집니다. 그래서 해당 지역에 있어야지만 획득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쉽게 구할 수 없습니다.

왼쪽의 타일들은 수사 타일과 추기경 타일입니다. 플레이어들은 상인으로 시작하지만 게임 중 특정 장소에서 직업 전환을 할 수 있습니다. 별다른 조건 없이 수사가 될 수 있으며, 조건을 만족시키면 수사에서 추기경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5인용 게임이기 때문에 수사 5장, 추기경 5장이 준비되어 있으며 모두 특유의 능력이 있습니다. 꼭 직업을 전환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도의 각 칸에서는 해당 지역에서 얻을 수 있는 돈과 지식이 표시되어 있고 특정 지역에는 이벤트 타일이 깔리기도 합니다. 기본 직업인 상인은 지역 혜택이나 이벤트 혜택을 모두 수용할 수 있으나(돈, 지식), 수사나 추기경은 주식만 얻게 됩니다. 또한 직업을 전환하게 되면 그 이후로는 게임의 목표가 살짝 수정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게임 중앙의 세로로 긴 트랙은 라운드 트랙입니다. 트랙 위에 4가지 색의 큐브들이 섞여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큐브들은 일종의 후원자 개념으로 보시면 됩니다. 특정 액션 트랙에서 사용할 수도 있고(노란색, 수녀), 승점이 될 수도 있으며(녹색, 서기관), 돈이 될 수도 있습니다(검정, 귀족). 마지막으로 빨간색(정치가) 큐브는 게임에서 가장 큰 가치를 가지는 큐브로 가장 적은 수를 사용하며 추기경이 되려면 1개를 소비해야 합니다. 각 큐브의 가치(승점 아님)는 3(R), 2(B), 1(Y), 0(G)입니다. 
서기관(G)은 특정 장소에 도착하면 지식 트랙에 사용할 수 있으며, 게임 종료 후 승점 1점으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특정 장소에 도착시 그 때까지 모아놓았던 큐브를 모두 하나의 용도로만 사용해야 합니다.

이 큐브들은 인원수에 따라 정해진 수량을 주머니에 넣고 섞은 후 무작위로 뽑아서 각 라운드 트랙의 이벤트 타일 옆에 내려놓습니다. 게임이 끝날 때까지 변하지 않으며 추가되지도 않고 게임에서 제거되지도 않습니다. 게임중 획득한 큐브들은 즉시 사용하지 않는 이상 개인의 가림막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서기관(G) 큐브는 가림막 앞에 모아놓고 특정 장소에서 쓰임새를 결정합니다. 사용한 큐브는 큐브가 세팅되지 않은 라운드의 칸에 놓아둡니다. 즉 사용한 큐브가 계속해서 라운드 트랙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그러나 정치가(R) 큐브는 추기경이 되지 않는 한 누군가 획득하면 다시는 라운드 트랙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귀족(B) 큐브도 마찮가지로 획득하는 즉시 돈으로 바꾸는 경우와 추기경으로의 직업전환이 아니라면 게임 끝까지 재등장하지 않습니다.

보드의 좌측은 이탈리아의 지도를 보여주며 각 지역이 선과 색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각 지역에서 플레이어들은 각자 한 번 혜택을 얻을 수 있습니다. 혜택을 얻으면 동그란 부분에 자신의 토큰을 올려놓습니다.
네모칸은 각 라운드 시작 시 라운드 트랙에 랜덤으로 세팅해 놓은 이벤트 타일이 놓이는 자리입니다. 이벤트가 생기는 지역은 고정되어 있으며 각 타일에는 지역명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벤트 타일은 각 지역에서 얻는 혜택과 수치만 다를 뿐 비슷한 혜택을 얻게 됩니다. 그러나 이벤트 타일은 한 명의 플레이어가 얻으면 뒤집기 때문에 지역처럼 모든 플레이어가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라운드 시작시 이벤트 활성화, 기부 확인 후 본격적인 액션 선택을 진행합니다. 차례인 플레이어는 액션 디스크(보라색) 5개를 받아 자신이 하고 싶은 칸에 디스크를 놓고 액션을 수행합니다. 5개의 디스크를 모두 사용하면 차례를 마치고 다음 플레이어가 디스크을 받아 액션을 선택하고 실행합니다. 모든 플레이어가 차례를 가지면 라운드를 마치고 다음 라운드를 준비한 후 동일하게 진행합니다.
게임의 종료는 라운드 트랙 하단의 암청색 타일을 뒤집었을 때 교황 타일 2장이 나오면 해당 라운드까지 진행하고 종료합니다.

이 게임은 액션 칸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일꾼놓기 게임에 비하면 액션들이 꽤나 추상적입니다. 게임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다면 훨씬 더 몰입해서 플레이 할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지도 상단 우측의 3가지 액션은 위부터 연구(지식 3칸 전진), 자영업 (10원 획득), 이동 (놓는 디스크 수에 따라 1-5칸 이동)입니다. 게임의 가장 기본이 되는 액션들입니다.
오른쪽의 액션들은 가장 마지막 트랙을 제외하고 게임의 승리를 위해 기획을 할 수 있는 트랙들입니다. 물론 4가지 큐브의 수집도 이곳에서 하게 됩니다(트랙이 없는 액션 칸)
위의 트랙들은 단독 또는 같이 승점을 얻기도 하고, 특정 지역에서 지식을 얻기도 하며, 승점 타일을 획득하기도 하는 곳입니다.
가장 마지막의 트랙은 휴식 액션으로 다음 라운드의 턴오더를 뒤집을 수 있습니다.
게임 보드 테두리의 트랙은 지식 트랙으로 한참을 전진해야 지식 수준을 한 단계 올릴 수 있으며, 지식 트랙에서 가장 뒤쳐진 이가 다음 라운드의 선 플레이어가 됩니다. 또한 지식 수준에 따라 더 좋은 필사본 타일을 얻을 수 있습니다.

게임은 이렇게 여러 액션을 조합해 이탈리아 전역을 돌아다니며 돈을 벌고 지식을 쌓으면서 필사본을 획득해 이탈리어의 방언 통합에 힘을 써야 합니다. 그 와중에 지위 격상을 위해 후원자(큐브)를 모집해야 합니다. 우측의 액션 트랙 중 상위 4곳은 테마가 곁들여진 곳으로 중세 이탈리아의 역사를 안다면 더욱 게임에 몰입해 플레이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좌측 하단에 있는 트랙은 상인 전용 트랙으로 가장 마지막까지 도달하면 돈을 더 벌 수 있습니다.

교황이 사망해 게임이 종료되면 그동안 모은 후원자(큐브)를 이용해 각 직업 내에서 지위 격상을 이룰 수 있습니다. 모든 지위 격상을 득표의 총합에 해당하는 만큼 후원자 큐브를 낼 수 있으면 이룰 수 있으며 높은 승점을 얻게 됩니다. 만약 추기경이 있다면 17표를 득표하면(낸다면) 교황이 되어 21 승점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수사도 상인도 이런 식으로 승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필사본 타일은 표시된 승점을 얻고 추가로 5가지 색의 필사본을 모았다면 추가로 5점을 얻습니다.
수사와 추기경 타일에 표시된 +-승점도 계산하고 승점을 얻을 수 있는 액션 트랙의 승점도 합해 가장 높은 승점을 얻은 이가 승리합니다. (참고로 추기경이 되면 액션 디스크를 1개 더 사용할 수 있습니다)

드 불가리 엘로쿠엔타는 설명도 힘들고 이해하기도 난해한 게임입니다. 일반적인 보드게임들이 가지는 테마와는 색다른, 다소 생소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한 몫 하는 듯 합니다. 그러나 3라운드 정도 진행해 보니 감을 잡을 수 있더군요. 2인이 플레이해서 치열함이 좀 떨어지고 인원수에 따라 깔리는 필사본 때문에 2인일 경우 필사본 획득에서 운적인 요소가 많이 생깁니다.
최소 3인은 되어야 게임의 진수를 느낄 수 있을 듯 합니다.

요즘은 한 해에 1000개가 넘는 보드게임이 출시된다 합니다. 아무리 많이 플레이 한다 해도 300개를 넘기기가 힘들겠죠?
이런 와중에 1-3년도 아니고 8년 전의 게임을 찾아서 플레이 하기는 상당히 힘든 일이기도 합니다. 또한 이 게임이 요즘 나오는 게임보다 훌륭한 점은 없습니다.
그러나 특유의 색이 잘 녹아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가능하시다면 한 번 플레이 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
전수해 주신 반야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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